From  Travel  2013. 8. 21. 18:26

이번 서울 나들이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거리중의 하나인 정동길이다.


예전에 서울에 들렸다가 내려갈 때 시간이 남아서 역 근처에 갈만한 곳을 찾다가 우연히


들리게 된 곳이 바로 이 곳이였는데, 그 때 내 기억속에 정말 좋았던 길로 강하게 각인이 되어서


나중에 시간이 되면 꼭 들려야지, 그리고 밤에도 와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었고,


날씨가 정말 좋던 5월의 어느 주말에 정동길과 그 주변의 다양한 장소들을 돌아보기 위해서


지체없이 발걸음을 향했다.  이번 정동길여행의 시작이 되는 곳은 바로 시청역이였다. 


시청역 1번 또는 2번 출구를 통해서 지상으로 나오면 익숙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바로 덕수궁과 서울시청의 모습이다.



덕수궁 입구에서 왼쪽을 보면 덕수궁을 감싸고 있는 돌담을 따라 자그마한, 그러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가진


길이 쭉 나 있는데 이 길이 나를 정동길로 이끌어 줄 덕수궁 길이다. 


덕수궁 돌담길은 예전에 우스갯소리로 종종 이런 말로 소개가 되었는데, 바로 연인들이 함께 이 곳을 걸으면


헤어진다는 내용인데.. 이건 완전 틀린말이야!!!


그 이유로 이 곳에 예전에 지방법원? 인가 있어서 이혼을 하려는 부부들이 와서 그렇게 불렸다고 하는데


이렇게 멋진 거리, 분위기 있는 로맨틱한 거리에서 헤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사랑에 빠져버릴것만 같은 느낌을 항상 받는다.



그래서인지 나는 언젠가 이후로부턴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 곳에 꼭 같이 올거라고 다짐을 했다.


계절이 바뀌는 매 시기마다 함께... 아직은 이루지 못했지만 조만간 함께 아름다운 길을 같이 걸을수 있을거라 믿는다!!


내가 들른 이 날은 주말이고 5월이라 각종 행사들이 많이 열리고 있어서 시립 미술관 입구로 가는 길까지 사람들과


각종 행사 전시들로 길거리가 북적북적 했다. 


조용한 길거리가 좋긴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생기 넘치는 분위기도 괜찮다. 덩달아 나도 막 흥분이 되서 ㅋㅋ




 길거리를 따라 이것 저것을 구경하다가 보면 동그란 교차로를 만나게 되고 오른쪽을 보면 이런 조형물을 볼 수 있다.


이름은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이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보여줬을때 왜 사진을 찌그러트렸냐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건 진짜 100% 이렇게 생긴거 ㅠㅠ 사실 나도 찍으면서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긴 했지만! 한번 가보면 ㅎㅎ


이 교차로를 중심으로 왼쪽으로 가면 시립미술관, 오른쪽으로 가면 구세군회관 그리고 앞쪽으로 가면 정동길이다.


왼쪽 오른쪽은 예전에 가봤기에 지체없이 나는 정동길로 고고!!


정동길에 들어서면 좌측에는 정동교회 그리고 우측엔 정동 극장이 보인다.


정동교회는 사실 한번도 가본적이 없지만, 한 때 유행했던 레인보우 식스라는 FPS게임에서


이 정동교회가 작전장소로 나와서 장소 곳곳을 외우다시피해서.... 처음 보는 거였지만


왜이렇게 익숙한지 ㅋㅋㅋ 게임의 장소를 실물로 보는것도 참 신기한 경험이였다.





오른쪽의 정동 극장으로 들어가보았다. 사실 정동극장 안으로 들어간건 아니고, 입구로 들어가서


극장 건물과 그 주변을 살펴본 정도? ㅎㅎ 안쪽엔 카페가 하나 있었는데, 그 카페엔 사람들로 바글바글!!


의도치 않게 극장 구경에서 카페 구경 사람구경을 하고 극장을 나와서 앞길을 따라서 가려다가 극장 바로 옆에 난


조그마한 골목길이 보이길래 호기심에 한번 그쪽으로 가 보았는데!!!




그 길의 끝엔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장소가 있었다!!!!


이국적인 느낌이 강렬했던 이 건물의 이름은 바로 중명전이였다. 


이 곳에 대해선 어떠한 정보도 없던 상태라서 일단은 중명전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중명전은 입구에서 실내화로 갈아 신고 들어가야 한다. 안에 들어섰을때 운이 좋게도


가족 단위로 이 곳을 찾은 분들이 계셨는데, 그 분들에게 해설을 해주는 분이 계셔서 일행인척 따라다니면서


중명전에 대한 설명과 이 곳에 엮인 역사적 이야기들을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들을수 있었다.


설명을 통해 들은 이 곳 중명전은, 근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대한제국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장소인데, 바로 이 곳에서 일제와의 을사늑약이 맺어졌다.


이 을사늑약은 상호 조약을 가장한 사실상의 대한제국을 일본의 아래 두는, 식민지화를 시키기 위한 조약이었다.


그리고 그 조약과정에 얽힌 이야기들... 


일본의 치졸했던 행동들과 그것보다 더 심했던 이완용같은 매국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분노가 머리끝까지 솟구쳤었다!!!



또한 이 곳에서는 이 늑약의 부당함을 전세계에 알리고 도움을 얻기 위해서 이루어진 그 유명한


'헤이그특사'를 준비하고 파견하게 되는데, 일본의 방해로 인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힘없는 나라의 설움을 톡톡히 당하며 결국은 일본 식민지화가 진행되고 말았다. ㅠㅠ


호기심에 들어왔던 이 중명전은, 아름답고 특이한 외관과는 달리 그 안에 간직한 아픔의 역사 때문에


즐거운 기분으로 들어왔다가도 나갈땐 왠지 모르게 숙연해지고, 어떤 뜨거운 느낌을 받게된다.



똑같이 보는 전시물과 들르는 장소이지만 그 곳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듣게되면 받는 느낌은 정말 다르므로


이 곳을 들리게 되면, 꼭 해설과 함께 듣는 것을 추천한다.


중명전의 옆쪽을 돌아보았는데, 유럽 분위기의 회랑과 건물구조들을 볼 수가 있었다. 


   

이런 예쁜 건물에 그런 아픈 역사가 숨겨있었다니..


하지만 중명전은 나도 우연히 알게 되었듯이, 바깥쪽에도 이 곳에 대한 자세한 안내문이 없기 때문에


왠지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도 많을거같다.


안내판이나 표지판을 설치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들릴수 있게 하는것도 좋은 방법일거 같은데 ㅠㅠ



복잡미묘한 기분으로 중명전을 나와 다시 정동길을 따라 걸었다.


덕수궁 돌담길, 그리고 정동길을 로맨틱하게 만들어 주는 건 바로 이런 돌담이 있어서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아늑하고 보호받는, 그런 기분좋은 느낌을 받는다.


정동길의 좌우에는 설명은 나와있지 않지만 역사적 의미를 가진 건축물들이나 장소가 있기 때문에


미리 이 곳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거나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여행에 참가신청을 해서


둘러보는것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이다. 



내가 중명전을 구경하고 있을때도 이런 프로그램인듯 생각되는 한 무리의 여행객들이 목에 명찰을 걸고


관람하러 오는걸 볼수 있었다. 나도 한번 참가해봤으면 하고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집에와서


생각하려니 어떤 이름이었는지 기억이 안나서 시망 ㅠㅠ


위의 사진은 지나가면서 찍은 이화 여고 안에 위치한 이화 박물관이다.


요긴 들어가볼까 하다가 여고 안이라서 왠지 혼자 가긴 뻘쭘해서 패스 ㅠㅠ


조금 더 앞쪽으로 걷다가 중명전 관람을 하면서 알게된 구러시아공사관을 가보기 위해서 오른쪽길로 올라갔다.




이 곳에 가는길엔 캐나다와 뉴질랜드 대사관이 있어서 전의경이나 경찰들이 왔다 갔다 하고 있으므로


괜히 쫄지말고 그냥 올라가면된다 ㅎㅎ 나 역시 전경으로 군 복무를 경찰서에서 했는데,


이런 곳에서 군복무를 하다니, 어떻게 보면 참 좋은 여건에서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


구러시아 공사관의 건물은 이렇게 한눈에 딱 보이게 정동공원의 끝에 위치해 있다.



중명전 관람때 들은 설명으로는 이 곳은 대한제국 시절 러시아 공사관이 위치해 있던 자리며,


우리가 한국사 시간에 배워서 익히 아는 아관파천의 바로 그 장소 이기도 하다.


지금의 이 곳은 3층의 탑 하나만이 남아 있는데, 원래는 상당한 규모의 건물이었으나 6.25 전쟁당시에


불에 타서 많은 부분이 훼손되고 지금의 건물만이 남았다고 한다.


이 곳 구경을 마치 다시 아래로 내려와서 정동길을 따라 앞으로 쭉 향했다. 


앞쪽엔 정동길이 끝나는 큰 도로가 보였고, 그 건너편에는 경희궁이 어렴풋이 보였다.


이 다음 포스팅은 정동길에 이어서 하나의 코스로 돌아볼 수 있는 경희궁과 서울 역사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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